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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로테이션만 돌아도 성공"이라던 브랜든, 기대 200% 채웠다

"딜런 파일이 빠졌을 때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선발 자원이 필요했다. 3경기만 보면 최정상급 투수다."전반기 내내 외국인 선발 투수로 고민하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브랜든 와델의 활약 덕에 고민을 덜게 됐다.두산은 지난 6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1 완승을 거두고 홈 잠실로 돌아왔다. 타선도 든든했지만 선발 투수 브랜든의 호투가 돋보였다. 이날 그는 7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11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1패)을 기록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와 지난달 24일 첫 경기를 치른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0.90. 3경기가 모두 무결점에 가까운 호투였다.지난해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에 왔던 그를 두산이 다시 찾은 건 이런 성적을 기대해서는 아니었다. 당시에도 11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준수했지만, 에이스로 보기엔 어딘가 부족했다. 크게 무너진 경기 없이 안정적으로 제 몫을 했으나 에이스 매치에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었다. 적당히 빠른 직구를 믿고 공격적으로 맞춰잡는 유형(9이닝당 탈삼진 5.54개)이었다.그런데 올해는 전혀 다르다. 9이닝당 탈삼진이 9.45개로 특급에 가깝게 올랐다. 특별히 운이 따른 것도 아니고 그저 완벽하게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새로이 장착한 각 큰 슬라이더는 아직까지 피안타가 없다.외국인 선발 한 자리를 사실상 비워놓고 시즌을 치르던 두산으로서는 웃음꽃이 피는 일이다. 두산은 2선발로 영입했던 딜런이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으로 4월을 통째로 이탈했고, 5월 복귀 후 단 2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재이탈했다. 결국 회복세르 보이지 않아 딜런을 포기하고 브랜든과 재결합을 선택했는데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7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브랜든은 지금처럼 계속 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웃었다. 이어 "딜런이 빠졌을 때만 해도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선발 자원이 필요했다. 새 외국인 투수가 꾸준히 로테이션만 돌아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며 "3경기만 봐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대체 외국인 투수로 왔을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들 하더라"고 칭찬했다.이 감독은 "3경기만 봐서는 최정상급의 투수가 아닐까 싶다. 팀에 아주 큰 힘이 된다. 브랜든이 오고나서 팀 성적도 올라가고 있다. 굉장히 좋은 투수를 얻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미국에서 불펜으로 뛰다 합류한 지난해와 달리 대만 프로야구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다 온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는 브랜든이 선발로 던진 경기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며 "대만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고, 한국에 올 때도 선발 한 턴 정도만 쉬고 던진 것이라 1년 내내 선발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스태미나나 몸 관리, 환경 변화에 따른 적응 문제 등은 없는 것 같다. 지난해 같이 뛰어봐서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나 팀 워크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역시 교체를 걱정해야 했던 호세 로하스는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 4경기 동안 전 경기에서 안타를 치는 등 타율 6할(17타석 10타수 6안타 7볼넷) 출루율 0.765 장타율 0.700 맹타를 치는 중이다.이승엽 감독은 "한창 안 좋을 때는 높은 공, 낮은 공 모두 방망이를 돌려 파울 플라이가 많고 외야 타구보다 내야 플라이가 많았다"며 "요즘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초구 보듯 공을 잘 골라낸다. 확실히 좋아졌다"며 "아직 좋아진 지 일주일 정도만 지나 더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2군에 내려가기 전보다 확실히 마음이나 기술이나 안정을 찾은 것 같다. 지금처럼만 해주면 팀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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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황재균 2번 복귀, KT 완전체 타선 필수 조건

강백호까지 마수걸이 안타를 치며 혈을 뚫었다. KT 위즈가 100% 공격력을 끌어내기 위해 남은 퍼즐은 이제 단 하나. 황재균(35)이 2번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KT는 시즌 초반인 4~5월, 부상 선수 공백에 신음했다. 간판타자 강백호가 개막 전 오른쪽 새끼발가락 골절상을 당했고,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도 투수의 사구에 발가락이 골절되며 이탈한 뒤 팀을 떠났다. 그사이 홀로 분전하던 박병호의 화력은 5월 중순 이후 소강 상태다. 그러나 강백호가 복귀 시동을 걸었고, 프런트는 새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 영입과 입국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했다.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복귀한 강백호는 4경기, 17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호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취점 발판을 놓는 우전 2루타를 치며 비로소 무안타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알포드는 주말 퓨처스팀 경기에 출전, 현재 자신이 70% 정도라고 하는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내주 1군에 합류할 전망이다. 아직 강백호-박병호로 이어지는 거포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한 건 아니다. 그러나 정상 전력을 되찾으며 사기까지 높아진 KT는 리그 1·2·4위와 치른 최 3차례 3연전에서 한 번도 우세를 내주지 않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제 딱 한 선수만 제 모습을 찾으면 된다. 바로 주전 3루수 황재균이다. 4월까지 3할(0.324)대 타율을 지켰던 황재균의 타격감은 현재 얼음장이다. 5월 한 달 동안 타율 0.272에 그쳤고, 6월 7경기에선 0.120을 기록하며 더 고전하고 있다. 시즌 타율은 (0.260)까지 떨어졌다. 홈런은 3개뿐이다. 황재균은 키움에 7-1로 이긴 9일 경기에서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1회 초에는 내야 땅볼로 추가 득점 기회에 찬물을 끼얹었고, 4회는 무사 1루에서 6(유격수)-4(2루수)-3(1루수) 병살타를 쳤다. 야수 송구가 1루에 당도한 걸 확인한 황재균은 한동안 전방을 주시한 뒤 고개를 숙였다. 황재균은 리그 대표 3루수다. 콘택트와 파워를 겸비한 선수로 꼽힌다. 2021시즌 KT 통합 우승의 주역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개막 초반에는 박병호를 지원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점차 부진한 상황.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이 맡던 공격 선봉대(2번 타자) 한 자리를 잠시 김민혁에게 맡기기도 했다. 황재균은 2020~20201시즌 붙박이 2번 타자로 나섰다. 자신도 만족하는 타순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6번까지 밀렸다. KT는 내주 완전체 타선을 갖춘다. 황재균의 타격감 회복과 2번 타자 복귀는 KT가 온전히 공격력을 발휘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안희수 기자 2022.06.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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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승장]이강철 KT 감독 "장성우, 공·수 맹활약...엄상백 고마워"

KT 위즈가 2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우세를 내주지 않았다. KT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주중 3연전 3차전에서 7-1로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0-3으로 패한 KT는 2차전에서도 1-5로 끌려가다가 9회 초 터진 오윤석의 만루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리드를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1무 1패에서 치른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동률을 이룬 채 키움 3연전을 마쳤다. 시즌 전적은 26승 2무 30패. 5할 승률 회복에 다가섰다. ㅣ KT는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데뷔전을 치렀다.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 등판한 엄상백이 4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분투했다. 타선에선 부상에서 돌아온 강백호가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를 상대로 시즌 첫 안타를 쳤다. 4경기, 17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쳤던 그는 1회 초 선취점 발판을 만드는 우전 2루타를 쳤다. 1사 2·3루에서 나선 박병호가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고, 장성우는 중전 적시타를 치며 추가점을 안겼다. 장성우는 5회 애플러를 상대로 쐐기 만루포까지 때려냈다. KT는 9회 초 이적생 내야수 장준원까지 홈런을 치며 7번째를 올렸다. 완벽한 승리였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뒤 "엄상백이 연투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4이닝을 잘 막아줬다. 팀을 위해 고생했다. 하준호도 3연투를 잘 해줘서 고맙다. 타선에서는 중요한 찬스에서 강백호의 첫 안타가 나왔고, 장성우의 만루 홈런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장성우는 투수 리드에서도 영리한 공 배합을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6.0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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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스타]'공격 선봉장' 정수빈, 팀+개인 반등 발판

두산 외야수 정수빈(30)이 침묵을 깨고 소속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정수빈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15차전에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흐름을 바꾸는 안타 2개를 만들어냈다. 전환점도 만들어냈다. 두산 타선은 1~2회 침묵했다. NC 선발 투수 마이클 라이트에 연속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정수빈은 두산의 첫 안타이자 상대 투수의 멘탈을 흔드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빠른 발과 정교한 손놀림으로 기습 번트 출루에 성공했다. 적절한 속도와 방향(우측)으로 흐른 공이 1루수 강진성에게 잡혔지만, 베이스와 멀찍이 떨어졌다. 그사이 정수빈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두산은 이어진 공격에서 김재호가 볼넷을 얻어내며 득점권 진루를 해냈고, 박세혁은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 1번 타자 박건우가 좌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안타와 볼넷, 상대 야수 실책 등으로 2점을 추가했다. 시발점은 정수빈의 기습 번트였다. 정수빈은 4회도 득점 기회를 열었다. 무사 1루에서 라이트의 가운데 코스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측 담장까지 흐르는 2루타를 쳤다. 두산은 박세혁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2점을 추가했다. 6-2로 달아났다. 선발 투수는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였다. 2회 초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2점을 내줬다. 그러나 정수빈이 공격 선봉장 역할을 해내며 6점을 지원하며 힘을 보태자, 이후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정수빈은 9월 8일 잠실 KT전 두 번째 타석 안타 뒤 17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도 0.309에서 0.296로 떨어졌다. 두산은 최근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팀과 자신 모두 침체된 상황에서 반등 발판을 2개를 만들었다. 경기 뒤 만난 그는 "3회 기습 번트는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어떡하든 출루를 하기 위해 시도했다. 강팀과의 경기고, 앞선 두 차례 공격에서 삼자범퇴를 당했기 때문에 집중력 있는 승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경기 흐름을 바꾼 타격을 해낸 배경을 전했다. 이어 "최근 타격 사이클이 떨어진 상태지만 이 경기를 기점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1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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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이 본 최정의 2019년, "타격 루틴 정립하는 과정"

"올해 후반기까지 잘 만들어 나가면,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 큰 기복은 없을 것이다." SK 간판타자 최정(32)을 향한 염경엽 SK 감독의 믿음이다. 염 감독은 "올해는 최정이 자신의 것을 정립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확신했다. 최정은 6월 들어 말 그대로 펄펄 날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447에 홈런 5개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월간 타율이 2할 가까이 치솟은 것은 물론이고, 5월 24경기에서 때려 낸 홈런 수와 이미 어깨를 나란히 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겪었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게 고무적이다. 개막 이후 17타석 만에 첫 안타를 때려 내 애태웠던 최정은 4월까지 타율이 0.255에 그쳐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최정이 슬로 스타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성적임엔 분명했다. 하지만 이제 걱정거리는 사라진 지 오래다. 어느덧 시즌 타율을 0.299까지 끌어올려 첫 3할 타율 진입을 눈앞에 뒀다. 그저 '많이' 치는 것도 아니다. 결승타를 포함해 꼭 필요한 타이밍에 중요한 안타를 생산해 낸다. 몸값과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이다. 염 감독은 이와 관련, "지금 최정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홈런 수와 안타 수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다. 자기 것이 정립돼야 안타도 칠 수 있고, 홈런도 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나이도 한 살 한 살 먹어 가는 시점이니 타격 폼을 넘어, 배트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비롯해 다른 여러 가지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의미다. 최근 최정이 배트를 손가락 하나 정도 짧게 쥐고 치면서 효과를 본 점도 예로 들었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은 최정이 좋은 것과 안 좋은 것을 시험해 보면서 많은 걸 느끼는 시기다. 훈련 방법을 어떻게 했을 때 좋았고, 안 좋았을 때는 어떤 방식으로 좋은 변화를 이끌어 냈는지, 그런 부분을 정리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이 좋을 때가 있어야 자기 것을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대처 방법을 몰라 흔들렸지만, 슬럼프 기간이 점점 짧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나긴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아무리 대단한 타자라도 타격감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 마련이다. 최정은 그 기복의 편차가 유독 커서 애먹었다. 염 감독은 올해가 아닌 내년에 최정이 본격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은 루틴을 만들어 가는 시기다. 올해 후반기까지 잘 끝내면, 은퇴할 때까지 타격 그래프가 많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최정은 그동안 해 온 게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안정을 찾기가 편하다. 올해는 점점 더 좋아지는 과정 속에 있는 1년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광주=배영은 기자 2019.06.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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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안타→1호 홈런' 최정, 개막 슬럼프 끝이 보인다

SK 간판타자 최정(32)의 배트는 언제 다시 폭발할까. 그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최정은 올 시즌 개막 이후부터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총 8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은 0.115(26타수 3안타). 32타석에서 안타 3개를 때려 낸 게 전부다. 삼진은 아홉 번 당했고, 볼넷 다섯 개를 골랐다. 독보적인 통산 기록을 보유하는 몸에 맞는 공도 이미 하나 기록했다.국가대표 내야수자 SK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정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별다른 줄다리기 없이 다시 SK와 6년짜리 계약을 했다. 사실상 'SK에서 은퇴하겠다'는 약속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새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아 속을 끓였다.염경엽 SK 감독은 그런 최정에 대해 "144경기가 끝났을 시점에서 보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해냈을 선수"라고 잘라 말했다. "최정이 자신의 역할을 해 줘야 우리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며 "초반 성적이 조금 좋지 않다고 너무 쫓기지 말았으면 한다. 하지만 (워낙 야구 고민이 깊은 선수라) 만날 괜찮다고 얘기해도 소용없다"고 웃었다. 또 "내가 최정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밖에 없다"며 "나라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타율은 1할 초반에 머무르지만, 여전한 최정의 존재감은 벌써 보여 줬다. 올 시즌 3안타 가운데 첫 안타가 지난달 27일 인천 LG전 연장 11회말에 때려 낸 끝내기 적시 2루타였다. 개막 17타석 만에 나온 장타 하나로 중요한 승리를 만들어 냈다.최정은 당시 "안타가 계속 나오지 않아 '언제까지 안 나오나' 하는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팀만 이기면 된다는 마음으로 침착하게 타석에 임하려 했다"며 "타석에서 공은 잘 보이는 상태다. 인내심을 갖고 경기에 나서려고 한다"고 했다.이후에도 타격감이 완전히 올라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침내 터질 것이 터졌다. 세 번째 안타는 SK가 오래 기다렸던 최정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최정은 지난달 31일 고척 키움전에서 5회초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솔로포를 터트려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상대 선발 최원태에게 첫 실점을 안겼다. 올 시즌 8경기·30타석 만에 나온 시즌 1호 포. 이 홈런으로 최정은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고, SK는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기다렸던 한 방이 나오기까지 그 누구보다 고뇌했던 이는 당사자 최정이다.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훈련 시간을 늘리고 방식을 바꿔 가며 해답을 찾았다. 무거운 고민을 내려놓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 그 과정이 서서히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최정은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콘택트에 중점을 두고 훈련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첫 홈런에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히팅 포인트를 찾아 꾸준히 좋은 타구를 치고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2019.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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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이게 바로 최정' 17타석 만의 첫 안타로 끝내기 영웅

영웅은 가장 극적인 순간 날아오른다. SK 최정(32)이 그랬다. 긴 침묵 속에 때려낸 시즌 첫 안타를 끝내기 안타로 장식했다. 최정은 27일 인천 LG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말 1사 1·2루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끝내기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올 시즌 17타석 만에 때려낸 마수걸이 안타가 가장 값진 순간 나왔다. 국가대표 내야수이자 SK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정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별다른 줄다리기 없이 다시 SK와 6년짜리 계약을 했다. 사실상 'SK에서 은퇴하겠다'는 약속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새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KT와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침묵한 데 이어 LG와의 시즌 세 번째 경기에서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개막 3경기에서 도합 11타수 무안타. 총 12타석에 들어서 볼넷 하나를 골라낸 게 전부였다. 염경엽 SK 감독은 그런 최정에 대해 "144경기가 끝난 시점에 보면 아마 자기 몫을 다 하지 않았을까"라며 "어차피 우리 팀은 최정이 해줘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팀이다. 너무 쫓기지 말고 편안하게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다시 LG와 맞붙은 시즌 네 번째 경기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최정은 1회 3루수 땅볼, 4회 좌익수 플라이, 6회 유격수 땅볼, 9회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다시 네 타석 연속 침묵을 이어갔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다섯 번째 타석에서 진가를 발휘할 기회가 왔다. 팽팽한 1-1 스코어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모처럼 최정 앞에 주자 두 명이 출루했고, 최정은 LG의 바뀐 투수 여건욱을 상대로 왼쪽 외야 깊숙한 곳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작렬했다. 두 팀의 기나긴 승부는 물론, 최정의 깊은 응어리에도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 최정은 경기 후 "안타가 계속 나오지 않아 '언제까지 안 나오나' 하는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팀만 이기면 된다는 마음으로 침착하게 타석에 임하려 했다"며 "기다리던 시즌 첫 안타가 팀의 승리로 이어진 끝내기 안타라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이어 "타석에서 볼은 잘 보이고 있는 상태다. 쫓기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경기에 나서려고 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인천=배영은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2019.03.2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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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효과'에서 '이대호 효과', 롯데 4번이 펼친 큰 우산

이대호(35)는 롯데 타선에 커다란 '우산'이 되고 있다.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무게감 있는 4번 타자가 포진하면서 상대 투수들이 앞뒤 타자들과 승부에도 압박을 받는 것 같다." 지난 2일 NC와 개막 3연전을 2승1패 우위로 마무리한 12-4 대승 직후였다. 이 경기에서 이대호는 4번 타자로 나섰고, 5번 최준석은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6번 강민호는 연타석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KBO 리그 첫 멀티홈런 기록이다. 이른바 '우산효과'. 존재감이 큰 타자 한 명이 앞뒤 타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강민호는 "상대 배터리는 이대호 선배보다 나와 최준석 선배와 승부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선 '라인업 프로텍션(Lineup Protection)'이라고 한다. 범위를 좁혀 강타자 앞 타순의 타자는 치기 좋은 공을 더 자주 보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관념이다. 프로텍션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통계적으로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당장 이대호 앞 타순인 3번 손아섭의 개막 3연전 타율은 0.091(11타수 1안타)이었다. 하지만 통계와는 별개로 많은 선수와 지도자들은 강타자가 다른 타자의 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있다.실재 여부를 떠나 팀에 긍정적인 믿음이 자리 잡는 건 좋은 일이다. 롯데는 과거 이런 경험이 있는 팀이다. 1999년에 입단한 펠릭스 호세는 롯데 사상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그해 타율 0.327에 36홈런을 날렸다. 이해 1루수 마해영은 개인 통산 최고 타율(0.372)을 기록했고 전해보다 20개 많은 35홈런을 날렸다. 두 번째 시즌인 2001년에, 외야수 조경환은 타율(.303)과 홈런(26개)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래서 만들어진 신조어가 '호세효과'였다.정작 이대호가 '호세효과'라는 단어를 싫어했다는 건 약간의 아이러니다. 호세가 5년 만에 롯데로 복귀한 2006년, 이대호는 풀타임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전해까지 이대호는 홈런은 칠 수 있지만 정교함이 떨어지는 타자였다. '미완의 대기'인 이대호가 '호세효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자존심이 강한 이대호는 "호세가 내 덕을 보게 하겠다"고 맞받았다. 2006년 이대호는 타율 0.336에 26홈런 88타점으로 첫 트리플크라운에 올랐다. 성적만 놓고 보면 3번 호세가 4번 이대호의 덕을 봤다고 해야 한다. 이대호도 동료 타자들의 덕을 볼 수 있다. 후속 라인에 무게감이 없다면 상대 배터리는 애써 이대호와 정면 승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2007년이 그랬다. 이대호는 그해 개인 최다 볼넷(81개)를 기록했다. 5번 타자 적임자가 없었다. 33경기에 나선 강민호가 최다 출전 선수였다. 이대호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고의4구(25개)를 얻어 냈다. 출루율(0.453)은 커리어 하이였지만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타점(87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3번 손아섭과 5번 최준석, 6번 강민호는 2007년 롯데 라인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타자들이다. 이대호도 "손아섭, 최준석, 강민호 등 워낙 좋은 타자가 많기 때문이 오히려 나와 정면 승부를 하려 할 것이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출루'라고 말한다. 뒤 타순 타자들의 타점 능력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대호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선 전제 조건이 있다. 앞 타선에서 타점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타점왕에 오른 타자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소속으로 뛴 지난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317타석에 나서고도 팀 내 타점 6위를 기록했다. 조 감독은 4일 사직 넥센전까지 4경기 모두 1~3번을 전준우-앤디 번즈-손아섭으로 구성했다. 전준우는 초반 선전하고 있지만 지난해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뒤 첫 풀타임 시즌이다. 번즈는 아직 타격 능력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상체만으로 스윙을 하는 폼은 우려를 낳고 있다. 변화구 대처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중심타선의 선전도, 상위타선의 부진도 시즌 4경기로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위타선이 더 많은 출루에 성공한다면 4번 타자 이대호가 펼친 우산은 더 커진다. 안희수 기자 2017.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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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첫 주, 새 외국인 타자 6인 성적표는?

KBO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야수 한 명씩을 둔다. 팀 공격력에 결정적인 변수다.NC는 에릭 테임즈(밀워키)를 영입한 2014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로 환산한 이 기간 테임즈의 팀 공헌도는 무려 23승이다. 2위 최형우의 17.4승을 크게 앞선다. 반면 지난해 롯데·삼성·kt는 외국인 타자의 부상과 부진 속에 나란히 8-10위에 머물렀다. 몸값이 높고 화려한 경력을 갖춘 선수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2014년 SK의 루크 스캇이 대표적이다.올 시즌 6팀이 외인 타자를 교체했다. NC는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테임즈를 잡지 못했다. 나머지 5팀은 기존 선수보다 나은 기량을 갖춘 타자를 원했다. 6명 모두 지난주 시범경기에 나섰다. 아직은 파워와 콘택트 능력 모두 돋보이는 타자는 없다.테임즈의 자리를 대신하는 재비어 스크럭스(NC)는 5경기에서 1안타에 그쳤다. 타율(0.071)은 1할에 못 미친다. 17일 SK전 7회말, 14타석 만에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금 너무 잘 맞으면 KBO리그 수준을 얕잡아 볼 수도 있다. 지금 고생하는 게 낫다"며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17타석에서 삼진 5개를 당했다. 500타석이라면 147삼진이다. 우려가 있다.SK 내야수 대니 워스는 4경기에서 타율 0.214(1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세 번째 출전이던 17일 NC전에서 3안타를 쳤고, 18일 KIA전에선 볼넷 2개를 얻어냈다. 타석에서는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몸상태가 안 좋다. 오른 어깨 통증이 있어 수비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송구 훈련은 제대로 소화 하지 못했다고 한다.롯데 앤디 번즈는 5경기에서 타율 0.200(17타수 3안타)을 기록했다. 그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 첫 3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18일 LG전에서 멀티히트 포함 2타점·3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계기를 맞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그를 1번 또는 3번 타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책을 맡길 수 있는 기량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kt 내야수 조니 모넬과 삼성 다린 러프는 무난했다. 모넬은 5경기에서 타율 0.278(18타수 5안타)·3타점·2득점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0.333(15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기대를 높인 그는 5경기 중 4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하며 꾸준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첫 4경기에서 장타가 나오지 않았지만 19일 한화전에서는 2루타를 신고했다. kt는 시범경기 첫 주 5승·1무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모넬도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삼성 러프도 지난해 외인 타자 '악몽'에 시달린 삼성에 희망이다. 6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0.300(20타수 6안타)·3타점을 기록했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공에는 좀처럼 배트를 내지 않았다. 19일 NC전에선 홈런도 때려냈다. 경기 전 프리 배팅 때 나오는 대형 타구에 팀 동료들도 감탄한다. 내구성도 기대된다. 지난해 삼성 외인 타자던 아롬 발디리스는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러프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장점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이다"고 했다. 시즌 내내 선발 라인업을 지켜줄 수 있는 타자로 기대된다. KIA의 리드오프로 기대받고 있는 로저 버나디나는 5경기에서 타율 0.308(13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다. 새 외인 타자 중 출루율(0.471)이 가장 좋다. 첫 2경기에선 침묵했지만 이후 3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안희수 기자 2017.03.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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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투저 속 투고타저 2016년 포스트시즌은 얼마나 독특한가

가을 야구는 해마다 특유의 색깔이 있다. 올해 가을은 투수들의 포스트시즌이었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투수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정규 시즌이 기록적인 타고투저 양상을 보였기에 더욱 주목을 받은 현상이다. 2016년 정규 시즌은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였다. 리그 평균 타율은 역대 최고인 0.290였다. 경기당 득점(11.21점)도 최다였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5명의 평균 타율은 0.312. 좋은 타자의 기준이라는 '3할 타율'의 가치도 크데 떨어졌다. 홈런 30개를 넘긴 타자도 7명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마운드 높이를 올리자"(양상문 LG 감독)는 등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그러나 포스트시즌(PO)에선 달랐다. 첫 관문인 WC 2경기에서 KIA는 4득점, LG는 3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득점은 WC 결정전이 3.5점, 준플레이오프(준PO)가 6.8점, 그리고 PO는 시리즈 최저치인 5.3점에 그쳤다. KS에선 NC가 4경기에서 딱 2점만 내는 극심한 타격 난조 끝에 경기당 5.5점이 나왔다. 포스트시즌 전체 경기당 득점과 같은 수치다. 전체 14경기 중 완봉승만 다섯 번 나왔다. 두산은 역대 KS 최저 평균자책점(0.47)과 최소 실점(2점) 기록을 새로 썼다.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이 펼쳐졌고, 각 팀은 세밀한 작전 야구로 대응했다. 정규 시즌 난타전과 긴 경기 시간에 익숙해진 팬들에겐 새로운 묘미였다. 그러나 KS까지 배트가 맥을 못 추자 볼멘소리도 나왔다. PO에서 LG, KS에서 NC 타선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 한 타자 출신 프로야구 코치는 "졸전"이라고 평했다. 포스트시즌은 타격전보다는 투수전 성격이 강하다. 2014~2015년 정규 시즌 리그 전체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45.9%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70.7%로 상승했다. 상위권 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들이 차례로 등판한다. 전력 분석도 더욱 세밀해진다. 메이저리그 강타자 미키 맨틀은 그래서 "월드시리즈에선 투수력의 비중이 90%"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정규 시즌에서 타고투저가 절정에 달했다는 점에서 포스트시즌의 투고타저는 이례적이다. 과거 타고투저 시즌에는 그렇지 않았다. 경기당 득점에서 역대 2위 타고투저 시즌은 2014년(11.19점)이었다. 리그 평균 타율도 역대 2위인 0.289. 장타율은(0.443)은 역대 1위였다. 3할 타자는 36명. 특히 웨이트트레이닝 강도를 높인 넥센 타자들은 팀 홈런만 199개를 기록하며 '공격 야구' 대표 주자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타고투저였다. 14경기 평균 득점은 9.36점이었다. 정규 리그 평균 득점(11.19점)보다 낮지만 올해보단 훨씬 높았다. 한 팀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도 네 번 있었다. LG와 NC가 붙은 준PO 1차전부터 화끈한 타격전이었다. 정규 시즌 타율 0.214에 불과한 LG 포수 최경철이 1회부터 NC 외국인 투수 크리스 웨버를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때려 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LG는 이 경기에서 13-4로 이겼다. 이날 두 팀의 안타 수 합계는 26안타. 올 시즌 NC가 KS 4경기에서 기록한 안타 수(24개)보다 많다.PO도 같은 양상이었다. 정규 시즌 2위 넥센이 경기당 9안타를 치며 LG에 한 수 앞선 공격력을 보여 줬다. 홈런도 4경기에서 5개나 때려 냈다. 시리즈 전적은 3승1패 넥센 승리. 하지만 LG도 2차전에서 8회초에만 8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 집중력을 보여 줬다. 경기당 득점은 10.5점. 올 시즌 두 팀의 매치업인 준PO 평균 득점은 6.75점에 불과했다. 넥센이 목동구장에서 고척돔으로 이전했다는 변수는 있지만 차이가 너무 크다.2000년 이전, 가장 타고투저가 두드러졌던 1999년도 마찬가지였다. 정규 시즌 평균 타율 0.276, 평균 득점 10.77점 모두 당시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그해는 양대리그제오 각 리그 1·2위가 교차로 맞붙어 PO를 치렀다. 매직리그 1위 삼성과 드림리그 2위 롯데가 치른 PO 한 축은 7차전까지 갔다. 두 팀 합계 24홈런이 터진 화력전이었다. 5~7차전 모두 각각 5득점 이상 올리기도 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한화도 매직팀 2위 두산과 PO 4경기에서 홈런만 7개를 때려 내며 4승을 거뒀다. 4경기 평균 득점은 9.25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왜 달랐을까. 이유는 단순했다. 선발투수들이 대체로 호투를 펼쳤다. 1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가 16번 나왔다. 정규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 대부분이 가을 야구 마운드를 밟았다. 투수 부문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 순위 상위 10명 중 메릴 켈리(SK)와 라이언 피어밴드(kt)를 제외한 8명이 포스트시즌에 출장했다. 평균자책점 부문 5걸 중 4명, 13승 이상 기록한 7명 전원도 마찬가지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맞붙은 KIA 헥터 노에시와 LG 데이비드 허프는 각각 7이닝 1자책과 7이닝 2자책을 기록했다. 넥센 앤디 밴 헤켄은 준PO 2차전에서 7⅔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포스트시즌 유일한 승리를 선사했다.외인 투수 맞대결이던 NC와 LG의 PO 1·2차전도 투수전이었다. 1차전 LG 선발 헨리 소사는 6⅓이닝 무실점, NC 에릭 해커 7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선 LG 허프가 7이닝 2실점, NC 재크 스튜어트는 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연승을 거둔 NC는 그저 LG 타선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력이 좋았을 뿐이다.두산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강했다. NC 중심타선을 농락했다. 니퍼트는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보우덴은 3차전에서 7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반면 각 팀 간판타자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LG 타선 대들보 박용택은 PO에서 17타석 만에 첫 안타를 쳤다. 두산 선발진 대항마로 전망된 나성범, 에릭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도 KS에서 모두 1할 타율에 그쳤다. 테임즈의 홈런포는 4차전 9회말, 0-8으로 뒤진 상황에서야 나왔다. 결국 올해 포스트시즌의 이변은 외국인 투수가 주도했다.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1군 투수들은 양적으로 늘어났지만, 질적으로 하락했다. 수준급 외국인 투수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고, 몸값은 올라만 간다. 외국인 투수 몸값은 200만 달러 선을 넘었다. 양극화도 심화됐다. 타자들이 타율이 높아질 수 있던 이유다. 내국인 투수, 특히 선발 자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 최근 한국 프로야구가 안고 있는 문제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도 이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안희수 기자 2016.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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